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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겨울 천문대 여행을 가자는데 난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본문
커플이 단 둘이 여행갈 때에는 대개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에게 맞춘다. 출장이나 여행이 잦은 나 같은 경우에는 딱히 어디를 가고 싶다 그런게 없다. 그냥 좀 쉬고 싶을 뿐. 하지만 그럴 순 없지. 난 사회적 동물이고, 연애를 하는 사람이니까 ㅎㅎ
그런데 커플들이 가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여러 커플이 함께 가면 정신이 없다. 주도하는 커플, 그냥 따라 가는 커플, 툴툴 거리는 커플, 자기들끼리 따로 노는 커플. 다섯 커플이 11인승 차를 타고 울산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딱 이 모습이다. 함께하는 것 같지만, 제각각 노는 모습.
그런데 이번에는 두 커플이 함께 여해을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사실 우리는 커플이 맞고, 상대편은 썸 중이다. 그러다보니 무엇을 하더라도 자연스럽지가 않다. 예를 들면, 우리는 팔짱끼고 다니고 한 방을 쓸 수 있지만, 다른 커플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방을 쓰는 것도 고민해야 하고, 다닐 때에도 여간 고민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썸이 커플이 되도록 도와달라는 의미의 제스처를 무언으로 압박하고, 이번 여행도 그런 의미로 함께 가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소중한 연차를 여기에 써야할 것인가! 일단은 이 소중한 연차를 아끼고 싶었다. 두 번째는 함께 별보러 가자는데 나는 별을 보는 것에 대한 낭만 같은 것이 없는 사람이다. 함께 별 보러 천문대 가자면서 우리의 귀돌이를 미리 사놓았다는데 사실 귀돌이는 관심도 없고 추운데 야외에서 별을 보다니 너무 싫어지는 기분만 더 오른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수락할 수 있는 여행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해외여행이었다.
그 분들의 거주지를 고려해서 부산에서 갈 수 있는 배 여행을 알아봤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배편이 있는데, 나는 이 배를 타고 일본에 간 경험이 없기도 하고 이런 차에 크루즈도 내심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배로 일본으로 갈 수 있는 지역은 시즈오카, 오사카, 후쿠오카, 벳부 등이 있다. 마라톤 간판으로 유명한 오사카는 한 번 가보고 싶었다. 도쿄 이전에는 오사카가 수도였어서 옛 수도의 느낌도 물씬 느껴 볼 수도 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지브리스 튜디오도 가깝진 않지만 가볼만한 거리인 것 같아서다. 그런데 1월에 배가 없다. 일본선사 팬스타크루즈가 운행을 하는데 이미 꽉 찼나 보다. 네이버쇼핑에서 저렴하게 예약이 되는 것 같은 판매처가 있긴한데, 후기도 많아서 믿을 만해 보지만 요즘 사기가 너무 많아서 돈 받고 튀는 사람들이 많아서 선뜩 결제를 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비행기를 봤는데 가격이 푹 뛴다. 이 가격이면 도쿄를 갈까 삿포로를 갈까 하다가 일본이 아닌 다른 곳을 알아본다. 추우니까 따뜻한 곳을 갈까? 호주나 뉴질랜드는 일주일 이상 시간을 내야 하는데 그럴 순 없으니 세부, 하이난, 싱가포르, 괌,.... 이런. 결정장애가 왔다. 큰일이다 여차하면 별보러 가야하는데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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