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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숙취 해소가 되기까지 너무 힘들다 본문

일상스토리

숙취 해소가 되기까지 너무 힘들다

세상관람 2023. 12. 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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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가 되었다. 10여 년 전에 비해, 코로나19 이후에 비해 회식문화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회식은 존재한다.
직장에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게 되면 항상 업무상 상하관계로 인간관계로 결정되는데 나이가 좀 있다고 해서 함부로 할 순 없지만, 눈치를 많이 보고 상급자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여 명이 모여서 회식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보인다. 술 안먹으려고 버티는 사람, 술 먹이려고 발동 걸린 사람, 눈치게임하는 사람, 잘 받아 먹는 사람 등등 말이다.
하필이면 며칠 전에는 한 사람이 총대를 메고서 한 사람 술 먹는지 확인하고, 술 먹으면 술 잔을 돌린다. 다행히 15년 여 전처럼 파도타기를 하진 않는다. 문화가 바뀐 건지 그 분이 양반이신 건지.
여기까진 괜찮았다. 오늘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같이 분위기를 내고 싶으신가 보다 했다. 그런데 이제 건배사가 시작되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르면서 건배사를 하라고 하신다. 아이고. 건배사를 해 본게 언제적인지 모르겠다. 한자어 써가면서 하거나, 약어로 하거나 신선한 단어들로 분위기를 살리거나 등등. 이제는 이런 걸 선호하지 않으니. 최소한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건배사를 하지 않으니 굳이 해야 하는 상황이면 아주 짧게 해야 한다. 술먹고 건배사 하는 것도 다 눈치게임이다. 괜히 길게 하면 길다가 뭐라하고, 너무 짧다고 하면 내용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짧은 게 낫다. 1차, 2차를 이렇게 건배사까지 하고 끝냈는데.

3차에도 붙들렸다. 이 때부터는 사람의 수가 반 또는 1/3 이하로 줄어든다. 평소 친하거나 목적(승진이나 인센 평가 등)이 있을 경우인데 이번에 모인 사람들은 다행히 그런 목적은 아니다. 그냥 만나면 좋고 평소에 자주 자리하기 어려우니 모인거였다. 그리고 추가된 사람이 있었는데 이직한 사람이다. 우리 중의 누군가가 그렇게 좋은 건지 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에 연락했음에도 의리?로 오는 것이었다. 정말 사람 좋은 분이긴 한데 가족들이 걱정된다. 오랜만에 얼굴봐서 좋긴 한데, 가족들은 괜찮을려나? 헉. 남 생각할 처지가 아니다. 내가 지금 비상이다. 집에서 연락이 온다. 전화도 안받는다며 언어 표현이 더 거칠어 지고 있다. 결국, 4차까지 하고. 사람들 다 택시에 태워보내고 나니 4시가 넘었다. 아! 내일 어떡하지?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큰일이다.

오전 7시에 깼다. 머리가 아프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서 샤워하고, 옷 입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회사에 출근했는데. 한파라고 한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통창이다. 바람이 쌩쌩 들어온다. 머리도 아프고, 속은 쓰리고 아 미치겠다. 가까운 사람들이랑 늦게까지 먹은 거라 말도 못한다. 멀쩡한 척 하는데 술 냄새 안나는 척, 술 안먹은 척 하는데 표정은 바꿀 수가 없고, 나의 웅크러진 몸은 누가봐도 아는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직장인이다 견뎌야만 한다. 눈이 시뻘겋다. 아~ 아직 2시다. 바람 좀 쐬야 한다. 음, 밖을 나가면 근무지 이탈이 되니까 건물 내에서만 빙글빙글 돈다. 째각째각 시간은 흐르고 드디어 6시다. 칼퇴다.

집에 왔지만, 아무도 없다. 하지만 나는 살아야 한다. 따뜻한 국물이 있는 라면을 끓여 먹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그런데 눈이 감긴다. 지금 누으면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몸이 더 안좋아지니 참아야 한다. 눈이 감긴다. 소파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밤11시. 드디어 누웠다.

다음날 7시 깼다. 머리 아픈 것이 말끔히 나았다. 몸도 더 가벼워졌다. 그런데 날씨는 더 춥다. 이런. 컨디션은 좋은데 날씨가 안좋네. 한파는 언제 풀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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