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상장폐지 되다니

해외주식을 한다고 무엇도 모르면서 싼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이 주식이 오르면 대박나겠지 하는 멍청한 생각이었다. 소위 동전주였는데 1년이 지나서 상장폐지가 되었다. 나는 충격적이었다. 기업의 역사가 좀 되는 제약회사였는데 신약개발한 것이 미국 FDA를 통과하지 못하고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액면가 합병도 노렸던 것 같았는데 결국은 상장폐지 당했다. 기업도 나뉘어서 캐나다였나? 팔렸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도시바가 상장폐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삼성과 엘지에서 노트북을 제조생산해서 판매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 까지만 해도 HP, 도시바와 같은 기업들의 노트북이 무겁지만 단단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서 대중적으로 많이 판매 되곤 했다. 그리고 2005년인가 2006년인가 당시에 YMCA에서 봉사활동 하러 갔었는데 일본에서 YMCA로 해외연수를 온 일본 경찰이 있었다. 도시바 노트북을 들고 다녔는데 그 당시만 해도 나는 너무 놀라웠다.

 

언론보도를 보면, 전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출시한 것이 바로 이 도시바라고 한다. 모델명은 도시바 T1100인데 1985년에 출시되었고, 당시 가격이 1,899달러였단다. 지금도 이 정도 돈이면 큰 돈인데 당시에 저 정도 돈이면 쩝. 상상도 못하겠다. 우리나라 삼성이 반도체 64K 디램을 최초로 생산한 것이 1983년인데 우리나라가 겨우 디램을 만들던 시절에 일본은 노트북 개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발전 속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도시바는 1875년 다나카 히사시게가 다나카 제작소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고, 기업합병 등과 같은 여러 과정을 거쳐 1939년에 현재와 같은 도시바라는 상호를 썼다고 한다. 참고로 도시바는 도쿄시바우라를 줄인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언론마다 조금식 표현이 다르다. 74년만에 상장기업의 역사를 끝냈다거나 148년 역사의 도시바 주식시장 퇴장과 같은 표현들이 다 이런 의미로 바라보는 것 같다.

 

도시바 주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분통을 터트리겠지만, 생각해 보면 도시바가 전기전자생태계에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니 자연스러운 그러니까 시장이 건강해지기 위해서 퇴출시킨 것이 아닐까 한다. 도시바는 5년 뒤에 재상장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소비자의 눈길과 손길을 끌지 못하는 한 쉽지 않을 것 같다.